[Tistory] 일본 | 도쿄 여행 1일차 후기. 도쿄 시청-메이지 신궁-신주쿠 교엔

원글 페이지 : 바로가기

신주쿠 도쿄가 좋다더라는 지인의 여행 후기에 힘입어 어 그럼 나도 에서 시작한 도쿄 여행. 멋모르고 여행을 계획하다 보니 도쿄가 내 생각보다 훨씬 큰 도시였고, 어중간하게 머무르기엔 볼 게 너무 많은 도시라는 걸 알았다. 3박 4일 동안 구석구석을 다 둘러볼 순 없으니, 컴팩트하게 이건 가봐야지 했던 곳만 모아 4월 말 도쿄 자유 여행을 다녀왔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밟는데 공항 직원이 여권을 확인하다가 갑자기 여권 어디를 가리키면서 나를 쳐다봤다. 이때까지만해도 일본은 코로나 백신 2차까지 필요했어서 무슨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진짜 너무요 너무)놀라서 문제가 있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무뚝뚝한 얼굴로 박수를 막 치더라. 알고 보니 생일이 얼마 안 남아서 축하한다는 의미였다. 순간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긴장했는데, 갑분 생일 축하라니 어이가 없어서 고맙다 하면서 웃었다ㅋㅋㅋ 공항과 연결된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중간중간 사진 찍고 싶게 만드는 골목길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앞으로는 도보 아니면 지하철 이용이 대부분인지라, 아마도 이번 여행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차창 관광이지 않을까 하면서 잠들지 않고 열심히 구경했다. 외곽 쪽이어서 논인지 밭인지도 많았다. 신주쿠 역에 도착했는데 정말 이렇게 지옥같이 정신없는 역을 마주한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퇴근길 왕십리도 이 정도는 아니야 하면서 30분을 넘게 짐 보관 때문에 헤맸다. 진짜 지옥은 캐리어를 넣을 코인 라커도 관광 안내 센터도 가득 찼다는 점:) 맨 처음 알아보다 길을 모르겠어서 포기했던 오다큐 서비스센터 짐 보관소로 어찌저찌 가게 되었다(구글맵 사랑해). 저녁 7시까지 되찾아야 하지만 그래도 맡길 수 있는 것 자체가 다행이었다. 티머니 교통카드와 유사한 도쿄의 파스모를 구입해서 충전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일본에 왔으니 일단 면요리를 먹어야지 해서 선택한 아부라소바 니시신주쿠구미. 생각보다 훨씬 내 취향이고 약간 매콤했다. 짐 보관에 큰 힘(?)을 쓰고 속이 안 좋은 것 같아서 멈춰야 하나? 근데 맛있는데? 하면서 먹었다. 결과적으로 맛있었다. 주문은 일본어로만 쓰여 있는 버튼 자판기로 받는다. 일본어를 아예 못해서 맛이나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다행히 영어를 잘하는 직원 한 분이 너무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일본의 동전 지옥까지 쉽게 해결했다. 가게 안 외국인은 우리뿐이었고, 웨이팅이 있었지만 회전율이 빨라 금방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도쿄 시청, 도쿄 도민 광장 첫번째 일정인 도쿄 도민 광장으로 향한다. 식당으로부터 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천천히 걸어갔다. 가는 길은 아주 도시스러웠다. 도쿄가 잘 관리된 도시인 건 알았지만, 이 근처가 한적해서 그런지 더 정돈되고 깔끔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는 도쿄 시청과 도쿄 도민 광장, 시의회 건물이 모여있는데, 뭐가 막 대단하다기보단 멀끔한 도쿄의 도시적 풍경을 담고 싶다면 와볼 만하다. 광장에는 사람이 없다 보니 사진 찍기 좋았다. 광장 너머로 고층 건물이 흩뿌려지듯 배치되어 있었다. 메이지 신궁 이제 지하철을 타고 메이지 신궁을 방문하기 위해 하라주쿠 역으로. 참고로 메이지 신궁은 연중무휴고 입장료는 무료인데, 일출과 일몰 따라 월별로 오픈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별도로 체크하는게 좋다. 메이지 신궁은 일본의 3대 신사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아마도 도쿄에서 가장 서양인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살아온 그 세월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키 큰 나무들이 늘어선 숲길이 이어진다. 길목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중앙으로 크게 흙길이 나 있고, 양 사이드는 보도블록으로 길이 닦여있다. 가운데 흙길은 비우고 한쪽은 들어가는 사람들, 다른 쪽은 나오는 사람들이 단일 방향으로 걸어간다. 그런 구성이라 사람이 많아도 사진 찍기에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도 이 신궁의 메인 컨텐츠인 본당 쪽으로 진입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밧줄을 두른 채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너무 큰 나무여서 당장 들고 있던 카메라 렌즈로는 두 나무를 동시에 담아내지 못하고 폰으로 찍었다. 솜사탕 같다 언젠가 일본을 그리는 미디어에서 봤던 소원을 비는 사람들, 행운을 가져다줄 물건들, 무언가를 써서 매달아 놓는 행위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 신사는 뭔가 엄청 웅장하다기보단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묵묵히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사실 웅장한 건 진입로의 숲길일지도. 그런데 이 숲길은 (의외로) 인공림이고, 초기 구성으로부터 약 50년이 지나고서 이렇게 울창한 모습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스러움이 가득한 메이지 신궁은 길을 따라 여기저기 걷다 보면, 그 오래된 일본의 정취를 잔뜩 묻혀갈 수 있다. 어색해 보인다면 그건 수많은 사람을 ai로 제거했기 때문에 약간 활 쏴야 할 것 같은 비주얼 웬 술통이지? 했는데 진짜 술통이었다. 신사에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하는 청주나 와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술이 들어있진 않고 뚜껑을 자세히 보면 온갖 양조장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충 홀리한 광고판이라는 뜻. 나가는 길은 들어올 때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제서야 신사의 토리이(기둥문)를 제대로 찍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짙은 나무색과 해가 들지 않아 축축할 것 같은 잿빛에 눈이 간다. 보통은 다홍색에 가까운 새빨간 붉은색으로 된 토리이가 많아서 그런지, 이 점잖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약과 생각남 신주쿠 교엔 다음 목적지인 신주쿠 교엔(공원) 방향으로 나 있는 토리이로 나오면, NTT 도코모 요요기 빌딩의 머리가 보인다. 신주쿠를 돌아다니는 내내 이 빌딩이 보였는데 사실상 잠실 롯데타워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대충 고개만 올리면 어디서든 볼 수 있음). 잠시 쉬려고 찾아놨던 카페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할 수 없이 바로 신주쿠 교엔으로 향했는데, 좁은 골목골목이 일본의 그것과 느즈막한 여유가 느껴진다. 내 두 다리는 힘들지만, 거리는 예쁘다. 중간에 큰길 쪽으로 빠져나와 걷다 보니 트럭으로 선거 유세를 하는지 길거리 사람들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더라. 유권자는 아니지만 같이 손을 흔들어줬다ㅋㅋㅋ 입장료를 내고 신주쿠 교엔으로 들어오니 넓다란 잔디와 그 너머로 신주쿠의 기다란 건물들이 시야에 가득 찼다. 규모나 컨셉에서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 입장료를 내는지 약간 알겠는 거대한 규모와, 이 빌딩숲 사이에서 진짜 숲이 되어주는 곳. 뛰어노는 아이들과 돗자리 펴고 누워있는 관광객들을 바라만 봐도 평화롭다. 벚꽃 시즌은 좀 지났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꽃잎들은 여전히 남아 흩어진 모습이다. 스타벅스 신주쿠 교엔점 스타벅스 신주쿠 교엔점은 이 공원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데, 큰 연못을 앞으로 두고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그 분위기를 스쳐서라도 봤다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곳이다. 사람 많다고 온갖 후기에서 악명이 높았는데 역시나 주말이라 사람이 많다. 그래도 곧 저녁 시간이고, 오늘의 마지막 일정이라 시간을 좀 더 써도 될 것 같아서 한 30분 정도 기다렸다. (대기중) 어떻게 그렇게 귀여운 옷을 입고 있어? 카페가 크지 않아서 주문을 마쳐도 안쪽에 자리가 없으면 나가서 먹어야 하지만, 운 좋게 사람이 빠지는 타이밍에 자리를 잡았다. 통유리로 되어있어 햇볕이 강하다보니, 창가에서 한걸음 들어온 안쪽 자리가 좋았다. 유리벽 너머로 연못이 보이고, 그 뒤로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대여서 실내가 따듯한 노란색과 진득한 주황색 사이 어딘가의 빛으로 가득 찼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규모가 작았지만, 테라스도 너무 예쁘고, 날씨가 좋을 때 여유롭게 오면 정말 좋을 만한 곳이다. 테라스에서 신주쿠 교엔이 워낙 넓어서 다양한 스타일의 정원을 다 둘러보진 못했는데, 대만식 파빌리온이 물가 위에 떠있는 모습이 멋있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일본 정원 양식의 다리도 자주 보는 형태가 아니어서인지 신기하다. 신주쿠 역 교엔을 빠져나와 신주쿠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약간 애매해서 걸어갔다. 걸어야만 얻어낼 수 있는 소소한 순간이 좋았다. 여긴 곧 다시 지옥이 됩니다 짐을 찾기 전 저녁으로 오차즈케를 먹으러 갔다. 원래 가보려고 했던 곳이 짐 보관소에서 조금 멀었고, 7시까지 짐을 찾는 타임어택을 해야 했던 우리는 오사카에서도 갔었던 다이차즈케 엔이 역사에 있어 방문했다. 프랜차이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본 가정식 식당이다. 딱 저녁 시간대라 웨이팅이 한 10분 정도 있었다. 나는 타이차즈케(도미 오차즈케)를 먹었고, 밥 위에 안 얹고 된장 베이스 소스가 밑에 깔린 도미였는데 진짜 진짜 진짜 맛있다. 차라기보단 약간 감칠맛 나는 육수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따듯한 차밥에 차가운 도미, 그리고 차가운 연두부가 오가는 조합이 최고다. 한국에 좀 들어와줘.. + 3일동안 지내게 될 리가 로얄 호텔에 체크인하러 왔는데 세상에나 무려 앉아서 체크인하는..클래식한 호텔이었다. B컷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