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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신없이 바빴던 나날들이 이어졌어요. 계속되는 회의, 짧은 퇴근 시간, 그리고 쌓여가는 피로들. 문득,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낯선 공간이 그리워졌죠. 그래서 한동안 관심 목록에만 저장해두던 세부 리조트를 다시 들여다봤어요. 언제든 떠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지만, 이번엔 진짜로 결심했어요. 떠날 거라고요. 사실 세부는 이전에도 몇 번 고민했던 여행지였어요. 항공권이 괜찮아 보여도 숙소에서 망설이곤 했죠. 사진만 봐선 잘 모르겠고,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선택이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딱 한 가지 기준만 정했어요. ‘무조건 리조트’ 프라이빗하게 쉴 수 있고, 리조트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야 했죠. 후보는 정말 많았어요. 바닷가 앞에 있는 곳, 올인클루시브로 운영되는 곳, 로맨틱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곳까지 다양했죠. 그러다 눈에 띈 한 리조트, 설명에 적힌 단어 하나가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세부 여행 중 가장 조용한 휴식처’ 그 순간 ‘아 여기구나’ 싶었죠. 예약 버튼을 누르면서 심장이 두근거렸어요. 막상 세부 공항에 내리자마자 실감이 났어요. 따뜻한 바람, 강렬한 햇살, 공기부터 달라서 기분이 벌써부터 달아오르더라고요. 리조트 픽업 차량도 준비되어 있었고, 운전사분이 웃으며 인사해주셔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죠. 차 안에서 본 세부 풍경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어요. 도착한 리조트는 상상 그 이상이었어요. 로비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죠. 화이트 톤에 우드 인테리어, 창밖으로 보이는 넓은 수영장과 바다가 프레임처럼 이어져 있었어요. 체크인을 기다리는 몇 분 동안 이미 마음이 반쯤은 놓였달까요. ‘여기서라면 이틀쯤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에 들어가는 순간, 다시 한 번 놀랐어요. 커튼을 걷자마자 보이는 오션뷰는, 그야말로 그림 같았죠.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보이는 파란 바다. 탁 트인 발코니에는 라탄 체어가 놓여 있었고 ‘이건 진짜 쉼이구나’ 싶었어요. 정리하느라 바빴던 일상과는 거리가 먼,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었죠. 방에 짐을 풀고 나니 진짜 리조트의 시간이 시작됐어요. 일단 물 한 잔 들고 발코니에 앉아보니, 도심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여유가 스며들더라고요. 일정표 같은 건 애초에 만들지도 않았지만, 이곳에 오니 더욱 필요 없겠단 생각이 들었죠. 리조트 내에 수영장, 카페, 마사지 공간, 그리고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해변 산책로까지 있었거든요. 첫날은 어디 나가지 않기로 했어요. 한 번 들어오면 굳이 나갈 필요가 없다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죠. 이 리조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수영장이에요. 성인 전용 구역과 패밀리 구역이 나눠져 있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가족 단위로 놀기에도 참 좋더라고요. 물은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고, 햇살이 살짝 비칠 때는 물 위에 반사된 그림자가 예술이었죠. 덱 체어에 수건 하나 깔고 선글라스 끼고 누워 있으니, 시간이 정말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았어요. 바로 옆에 바 테이블이 있어 음료도 주문할 수 있었는데, 저는 피나콜라다를 시켰고 친구는 생과일 망고주스를 마셨어요. 그냥 음료 한 잔 들고 수영장 옆에만 있어도 그 순간이 사진 같았죠. 리조트 내부에는 뷔페식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었어요. 아침, 점심, 저녁 메뉴 구성이 제법 다양해서 굳이 외부 식당을 검색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세부 여행 와서 먹고 싶었던 현지 음식도 생각보다 잘 구성되어 있었고, 해산물 퀄리티가 특히 좋았어요. 저녁 메뉴 중에는 구운 새우와 갈릭 버터 홍합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필리핀 전통 소스와 함께 제공되는 돼지고기 바비큐도 진짜 제대로였어요. 사실 음식은 큰 기대 안 했는데, 리조트 안에서도 이렇게 퀄리티 있게 즐길 수 있을 줄은 몰랐죠. 예약은 한 달 전에 했는데, 성수기 기간은 금방 마감된다는 걸 느꼈어요. 특히 오션뷰 객실은 수요가 많다 보니 웬만하면 두세 달 전에는 알아보는 게 좋아요. 저희는 리조트 공식 사이트에서 예약했는데 예약 확정 메일이 꽤 빠르게 왔고, 체크인 시 이름만 말해도 처리 속도가 빨랐어요. 또 하나 꿀팁은, 픽업 서비스도 꼭 같이 예약하는 걸 추천해요.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거리가 조금 있는데 개별적으로 교통편을 찾기보다는 지정된 차량으로 편하게 이동하는 게 스트레스를 줄여주거든요. 이 리조트의 장점은 복잡하지 않다는 거예요. 필요한 것만 딱 갖춰진 느낌? 헬스장은 생각보다 꽤 넓었고, 마사지 공간은 사전 예약으로 진행되었어요. 저희는 둘째 날 오전 시간으로 예약했는데 등과 어깨 중심으로 관리가 가능했죠. 시원하다기보단 부드럽게 긴장을 풀어주는 스타일이라 여행 피로 쌓였을 때 받으면 정말 좋아요. 그리고 밤에는 리조트 바에서 소규모 라이브 공연이 열렸어요. 과하지 않고 잔잔한 분위기였고 커플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구성이라 인상적이었어요. 이틀 동안 외부 관광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도 하나도 아쉽지 않았던 이유는 이 리조트가 모든 걸 담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수영하고, 먹고, 자고, 걷고, 다시 누워서 쉬고,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완벽한 휴식의 루틴. 이게 진짜 세부 리조트 여행의 묘미구나, 이번에 진짜 알게 됐죠. 여행이라는 건 결국 머무는 공간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번 세부 여행에서 선택한 리조트는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 공간’이었죠.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파도가 먼저 인사하고, 조식 후 수영장으로 슬리퍼만 끌고 나가면 하루가 알아서 흘러가는 그런 곳. 지나가는 곳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곳’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렸어요. 바다와 가까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분 리조트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 필리핀 현지음식에도 관심 있는 여행자 커플 여행 또는 허니문 리조트를 찾는 분 사실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어린이 수영장이나 키즈케어 시설이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현재 구성도 만족스러웠어요. 이젠 세부 여행지 고를 때 ‘무조건 리조트부터 본다’는 기준이 생긴 것 같아요. 특히 세부처럼 리조트 천국인 곳에선 잘만 고르면 일정의 절반은 성공이잖아요? 이번 경험을 통해, ‘비싸다고 다 좋은 게 아니고 내가 원하는 기준이 명확해야 제대로 고른다’는 여행의 진리를 한 번 더 느꼈어요. 세부 여행 중 이 리조트에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다른 분들은 어떤 포인트가 좋았는지 궁금해요! 비슷한 리조트 추천도 좋고요. 저처럼 휴식이 중심이었던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곳이 있다면 공유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어요.